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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가을아줌마 본문

白 樺

파아란 가을아줌마

다음그다음 2008. 3. 8. 17:01

파아란 가을아줌마

 

드맑은 가을 하늘..
살랑이는 실바람.
왜 이다지도 설레이는 가을날일까?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일까?
사나이이기에 불가피한 순정일른지..


그 아줌마의 눈망울을 애써 찾으려해 보건만
떠오를 듯 말 듯 애매한 영상만 가슴을 졸이네.


일요일에 이어 한글날을 맞은 올 가을 연휴가 남겨준 웃지 못할 추억 한 토막.
속리산 언저리에서 솔솔 바람 불어올 때마다 거기서 만났던 가을 여인들과의 추억은 더욱더 다져만 가는데..
깊어가는 가을밤의 고독 속에서나
도란도란 모여 앉은 캠퍼스 잔디밭에서나
떠오르는 그 아줌마에 대한 얽힌 파문은 씁쓸한 흥미에 내내 입가에 웃음을 머금치 못하누나.


너무도 多情했기에 여기 저기 정을 흘려 사나이들 가슴을 설레이게 했던 파아란 아줌마여!
사내아이들에게 가을 바람을 잔뜩이나 불어넣어준 당신은 정령 가을여인이외다.
정에 약한 사나이들은 너무 순진했다오.


그날밤 심지 뽑아 파트너가 된 우리가 그때는 왜 남들처럼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는 지 후회가 많더외다. 후에 이렇게 당신에 대한 파문이 여러 친구들 사이에 얽힌 것을 볼 때
당신이 더욱 빛나보이기에 말입니다.


남들은 쌍쌍이 짝지어 여기 저기 흩어져 별빛 아랫녁을 마음껏 수놓고 있을 때
우리는 그들의 짐꾸러미를 지켜주고만 있었지요.

그 아름다운 산속 밤하늘 정경을 내 옆을 지켜주었던 당신과 함께 마음껏 새겨두지 못한 것이 이제금 후회가 되는 구려.


당신은 겉모습보다는 온순하게 마음을 던져주는 듯한 인상이 참으로 좋더이다.
문장대에서 선물을 건네주려던 당신의 마음..
다른 내친구로부터 이미 받은 선물 때문에 그 순간 그 친구가 나타나 어색하게 머뭇거리며 딴정을 부리는 양은 너무 귀여워 보였답니다.
내가 선물까지 생각을 못했던 것이 참으로 미안할 따름이라요.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구료.
당신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한 사나이들의 경쟁이 이토록 치열한 만큼, 당신이 그렇게 훌륭한 여인이었는지 다시 한 번 보았으면 좋겠구료.


당신은 정령코 바람부는 대로 불어가는 파아란 가을 아줌마!!
예쁘지 않은 고운 정을 아쉬워해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다시 되풀이된다면 아쉬움을 떨칠 만큼만 마음을 열어둘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나간 한토막의 추억으로 간직하며, 아울러 먼훗날 이맘때 가을바람 타고 당신의 생각이 떠오를 때면 그 추억을 실바람 타고 오는 님으로 맞으리라.

 

- 1978. 10. 8(일)~9(월)  77구락부 속리산 여행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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